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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정착기

-여길봐조!!- 고대생의 애증의 조치원 정착기
  • 작성자 오다연
  • 작성일 2021-06-08
  • 조회수 227

거주지: 조치원

세종시 거주 기간: 4년

게시글 구분:  세종시 거주 후기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 다니게 되고 졸업을 앞 둔 지금 되돌아보면, 지난 4년간 조치원읍에 정착해 살면서 정도 많이 든 것 같다.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하며 첫 자취방이었고, 나름 작지만 맘대로 꾸며 보기도 하고 친구들과의 추억도 많은 곳이다. 조치원, 있는 것은 고려대와 홍대뿐인 어떻게 보면 촌동네지만 은근 있을 것은 다 있다. 조치원에 살다가 세종시로 버스를 타고 가면 가끔 극명히 다른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드라이브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조천변을 따라 세종시 호수공원쪽으로 달리다 보면 힐링도 그만한 힐링이 없다. 세종시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에 물들어 나도 여유를 되찾게 된다. 물론, 자전거 타고 가면 장장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리는데 그만큼 엉덩이도 많이 많이 아프다. 그래도 자전거를 추천한다. 가다보면 신기한 정수장, 공군기지? 등 특이한 장소도 많고, 장례식장 쪽에서 큰 개 두마리에게 쫓기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처음엔 그 흔한 올리브영 하나 없이 인프라가 너무 적고 미래 신도시같은 세종시와는 전혀 매치되지 않는 모습에 실망하기도 했었다. 나름 '세종시' 조치원읍이 아닌가.. 그래도 작은 동네라 작게 돌아다녀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어지간해선 대학생들은 학교 근처 술집에서 놀기 때문에 따로 크게 크게 움직일 일도 없지만, 가끔 곳곳에 보물같은 맛집들이 숨어있기도 하다. 워낙 인프라가 없다가보니 요즘은 예전과 달리 새로운 음식점, 가게 등 못보던 많은 곳들이 새로 보인다. 나름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만은 토종 조천민인 나는 뿌듯하다. 도시는 싫지만 시골도 싫은 분께 추천드리면 딱이다. 딱 나같은 사람에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이 작은 것에 기뻐할 수도 있다. 조치원에 올리브영이 생겼을 때도, 그 흔한 올리브영 구경하는 것도 재밌게 느껴질 정도다. 가끔씩 서울, 대전 구경가면 별동네 같기도 하다. 사람도 너무 많다.

 

조치원 맘에 안드는 건 또 있다. 애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자주 하는 말이지만 조치원 날씨는 어마무시하다. 여름엔 조프리카, 겨울엔 조베리아, 미세먼지로 안개는 덤이다. 위치가 애매해서인지 춥기도 춥고, 덥기도 덥고 사계절을 깊게 즐길 수 있다. 한국 사계절을 제대로 경험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조치원을 추천드린다. 

 

그래도 코로나 시국에 조치원만큼 안전한 곳도 없다. 작은 동네에 사람도 많이 없어서인지 확진자가 좀처럼 나오진 않는다. 가끔 소식들리면 모두 '잉 조치원에?'하는 반응. 그래서 생각보다 안심하고 다닌다. 뭔가 조치원에 있는 한 안전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칭찬하는 척 많이 까기도 했지만, 사실 나는 조치원을 많이 좋아한다. 해외 살다 한국에 들어와 자취하며 처음으로 오래 정착한 곳인 만큼 추억이 너무 많다. 작은 동네지만, 작은 나의 아지트다. 나름 운치있고 이쁜 학교도 좋고, 조치원 사람들의 정도 너무 좋다. 근처 밥집, 술집에 가면 이모들이 서비스도 많이 챙겨준다. 숨어있는 맛집도 꽤 많다. 작은 동네라 어떻게 연결되서 친구들끼리 알게되는 것도 신기하고, 그만큼 정이 붙는 동네다. 길가다보면 모르는 사람이지만, 안면있는 사람들도 꽤 있다. 졸업하고 떠날때가 되서 그런지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게, 저학년 때 그렇게 답답하던 조치원이 떠나기가 싫어진다. 이미 내겐 너무 편안한 곳이 되어버렸다.

 

졸업하고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세종시에 살고싶다. 물론 자가용 차가 있다는 전제하에. 가족끼리 살기에 너무 괜찮다고 느껴진다. 친구들끼리 놀러갈때마다 느끼지만 도시도 이쁘고, 사람들도 여유롭고, 인구도 적당하다. 지금은 집값이 어마무시하게 뛰고 있어 아직 사회생활을 시작도 안한 내겐 먼 얘기겠지만, 언젠가 스스로 돈을 모아 내 집 마련이 가능해진다면 꼭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이 든다. 놀거리나 시민을 위한 정책들이 좀 생길 필요는 있다. 

 

횡설 수설 얘기가 이상한 곳으로 갔지만, 조치원읍 내겐 애증의 도시다. 그만큼 좋기도 싫기도하고, 웃긴 건 대부분의 친구들도 그렇게 느낀다는 점이다. 근데 요즘엔 증보단 애가 더 커진 것 같기는 하다.

 

 

첨부파일 KakaoTalk_20210608_183551577.jpg